행복해야 한다는 강박 때문에 더욱 불행해지는 사람들에게 버나드 쇼는 이런 말을 남겼다.  

“뭔가에 몰두해 있는 사람은 행복하지도 불행하지도 않다. 움직이며 살아 있을 뿐. 
그건 행복보다 더 기분 좋은 상태다.” 

- 정여울 [내성적인 여행자] 중

ロングバケーション


“대체 뭐하는 거지, 나… 온종일 파친코나 하고.” 
“저기, 이렇게 생각하면 안 될까?” 
“응?” 
“긴… 휴가.” 
“긴… 휴가?” 
“난 늘 분발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있잖아요, 뭘 해도 잘 안 될 때가. 
뭘 해도 잘 안 되는 때… 있죠. 
그럴 땐 뭐랄까, 좀 이상하긴 해도, 
신이 주신 휴식이라고 생각해요. 
무리하지 않는다. 
초조해 하지 않는다. 
분발하지 않는다. 
흐름에 몸을 맡긴다….” 
“그렇게 하면…?” 
“좋아지는 거죠.” 
“정말로?” 
“아마도.” 
“아마도…." 

- 기타가와 에리코 [Long Vacation](1996) ep.2 
(유명한 주제곡 La La La Love Song 대신 수지의 2018년 노래로)

1. 잔뜩 흐린 아침 출근길 강변북로에서 듣는 Basia의 She Deserves it - Rachel's Wedding이 마스크에 갇혀 답답한 코로나바이러스 시국에 가져다주는 한줄기 위로.
시국이 시국이니만큼 읽어야 할 정보들이 넘쳐나 체할 지경. 어제 두통도 지난 주말에 놓친 글들을 하루 꼬박 읽느라 생긴 건 아닌지. 가히 인포데믹이라 할 만. 

2. 지난 주말 김은희 작가의 [킹덤]시즌2에 이어 오늘 연상호 감독이 각본을 쓴 [방법]까지 완주. 한국형 장르물 드라마의 물이 오를 대로 오른 느낌. 달파란(강기영!)과 김동욱 씨가 각각 맡은 음악도 좋았다. 

아침에 눈뜰 때부터, 아니 어젯밤부터였나, 가벼운 두통이 왔다. 대유행 중인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인가 싶어 열을 재봤는데 체온은 정상. 지난 주말 오랜만의 음주와 걷기가 무리가 돼서 면역력이 떨어진 것 같아 집에서 쉬었다. 그래도 온종일 두통이 가시지 않아 체온을 거듭 측정해봤지만 37도를 넘지 않았다. 
벌써 10년 전인가. 신종플루가 확산될 때도 몸살이 심하게 왔던 적이 있었다. 몸 가누기도 힘들 정도여서 간신히 택시 타고 가까운 보건소를 찾아갔지만 플루는 아니라는 진단 결과를 받았었다. 
자기 전 꿀차를 한잔 하니 그제야 낫는 듯하다. Thanks, 무상사.

  1. 13일의 금요일에 달상무를 달포만에 봤다. 내 자리와 pc를 바꾸며 새로 들어온 짐 정리를 겸했고 쓰던 노트북을 효군에게 인계.  

  2. 생신을 맞이하신 어르신이 최첨단 고가폰으로 기변하시겠다기에 살짝 경악했지만 원하시는 대로 해드렸더니 아이처럼 기뻐하시네. 

  3. 대체로 궂은 일을 꺼리는 효군이 막상 임할 때는 꼼꼼히 해내 당당하게 알바비를 벌어서 대견.
어제 세계보건기구(WHO)가 신종코로나바이러스(COVID-19)의 세계적 대유행(pandemic)을 선언한 가운데, 각국 증시와 유가도 폭락(panic). 회사의 기업 가치가 변한 것도 아니고 자산가격의 객관적 밸류와 "상관없이" 동작되는 변동성이라 저점만 잘 잡는다면 시장에 들어갈 타이밍이긴 한데... 매수할 돈이 없네.

  1. “베토벤은 음악가로서 최초의 자유인이었다. (중략) 그는 유명한 한마디 말을 남김으로써 자유인이 되었다.
    ‘나는 (곡을) 쓰고, 그들은 (돈을) 지불한다.’
    베토벤은 무릎까지 오는 타이츠를 거부하고 바지를 입었다. 그리고 높으신 분들의 의뢰를 받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음악을 만들었다. 살롱을 빌려 청중에게 돈을 받았고 신곡을 발표했다. 지금의 콘서트 문화를 처음 연 것이다.
    그리고 성공했다. 풍족한 생활을 영위할 만큼 돈을 벌었다.”
    ― 산경 [신의 노래] 중 

  2. “왜 저렇게 됐냐고. 둘이 뭔 차이길래. 공은 똑같이 잘 던졌는데.
    누헨진은 너 말고도 다른 놈 많다고 생각했고,
    마에다는 너 아니면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이 생각의 차이가 둘의 운명을 바꿔 놓았습니다.”
    ― 야다 [류현진과 마에다, 세상이 당신을 대접하는 방식] 중  

  3. “나는 요즘 오타쿠와 나를 비롯한 1세대 오타쿠가 어떻게 다르냐는 질문을 학생에게 받았을 때, 잡지, 단행본, 애니메이션, 만화, 프라모델 등등 무엇이든 간에 우리가 원하는 것이 머릿속에 분명히 있는데 그것이 아직 세상에 존재하지 않으면 직접 만들자고 생각했다는 점에 그 차이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답한 적이 있다. 그건 단순히 작품만이 아니라, 편집이든 영상 제작 방식이든 코믹마켓과 같은 판매전이나 숍 등의 기반에까지 이르렀다.”
    ― 오쓰카 에이지 『그 시절, 2층에서 우리는』 189쪽 via 한기호- [애니메이션 오타쿠 세대의 탄생]

물론 재능있는 천재의 경우를 그렇지 못한 일반 범인이 따라가다간 가랭이 찢어질 수도 있음을 모르는 바 아니나, 생계와는 달리 자신이 정말 하고픈 것이라면 마땅히 저런 결기 정도는 품고 볼 일이라 하겠다.
[행복한 라짜로]를 이제야 보았다. 주연 배우 인상이 정말 선해 보인다. 간결한 우화로도 짧지 않은 여운을 남기는 작품. 

2013년부터 올린 영화감상에서 사진은 주인공의 뒷모습을 골라왔는데 이번에 영화, 뒷모습이라는 트위터 계정이 2018년에 생겼음을 발견했다. 앞으론 뒷모습 이미지 대신 예고편 링크를 걸겠음.
  1. 처음 맛본 지평막걸리 신상은 단맛이 적고 탄산이 강한 7도짜리였는데, 재구매 의사는 없다. 

  2. 청재킷;;을 입는 도중 왼팔은 잘 들어가는데 오른팔이 왠지 뻑뻑하게 잘 안 들어갔다. 아무리 애써봐도 좀체 소매를 통과하지 못하다가 문득 이게 꿈이라는 것과 팔베개를 하며 자고 있음을 알게 됐다. 뒤통수에 눌려 있던 오른팔을 빼내자 - 꿈속 오른팔의 옷소매 통과가 성공하는 게 아니라 - 꿈에서 깨어났다.
    경전에서 이르길 인생은 꿈과 같다는데 이처럼 뭔가 꽉 막힌 저항이 있어서 삶이 유지되고 고통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희망을 품을 수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깨고나서 들었다.
무상사에게 감사. 

눈발 날린 3월 경칩 전날. 
어제부터 알아본 자격증 하나는 영양가 없는 것으로 결론.
그동안 자신 없어서 생각만 해왔던 취미에 차라리 집중해서 도전해볼 용기를 내기로.

신종코로나바이러스(COVID-19)감염증 기승.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총회장이 기자회견. 
교육부는 유치원과 초, 중, 고등학교 개학을 2주 더 미뤄 총 3주를 연기한다고 발표. 
3월 첫주가 고비라던데 제발 진정되길.

House of Hummingbird

국내외에서 많은 상을 탄 독립영화 [벌새]. 주인공이 겪는 일상은 평범하지만 주연배우의 미모는 비범. 1994년이라는 시대 속 단절과 성장을 사춘기 소녀의 시선으로 그려낸 작품. 매우 현실적으로 받아들여지기 위해 매우 인공적으로 다듬어졌다는 아이러니가 성공 요인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