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몬의 위증, 드라마

소우야 
나 많이 생각해봤어 
너의 질문에 대한 답은 뭘까 
내가 뭐라고 했어야 널 불잡을 수 있었을까 
수도 없이 그날 밤을 떠올리고 되새기면서 오랫동안 헤맸어 
그리고 이제 대답할 수 있어 
난 아직 내가 살아야하는 이유를 몰라 
그건 그 누구도 알 수 없을거야 
사람이 살아야할 이유를 알기 때문에 살아가는게 아니니까 
소우야 
삶은 명제를 붙일 수 없는 무한한 가능성이야 
끊임없는 반전이고 셀 수 없는 희비야 
모두 그렇게 살아가는 거였어 
때로는 몸을 웅크리고 때로는 손을 뻗어가면서, 
고독한 섬으로 남고 싶어하면서 
요란한 파도를 기다리기도 하는 그런 불완전한 마음 
넌 틀렸어 
오답을 갖고 세상을 떠났어 
아름다운 음악을 전주만 듣고 꺼버렸어 
예쁜 꽃나무를 빗속에서 지나쳤어 
늘 어둠뿐이라고 단언했던 네 삶은 
아직 불이 켜지지 않은 방이었어 
바뀔 수 있었어 
괜찮아질 수 있었어 
그래서 넌 틀렸어 
이 말을 꼭 하고 싶었어 
이제 봄이 오려고 한다 
나는 
겨울에 엄마를 잃었고 
겨울에 아빠를 잃었고 
겨울에 너를 잃었지만 
그래도 
내 세상에 봄이 오려고 
눈이 녹고 새싹이 나 
날이 맑고 바람이 좋아 
그래서 
난 지치지 않으려고 
비록 이런 삶일지라도

- 김호수 극본

대프니 듀 모리에

히치콕의 영화와 뮤지컬 [레베카]의 원작자로 유명한 대프니 듀 모리에 단편집 완독. 자못 평범해보이는 시작에서 점점 긴장감으로 조여들다가 툭 끝맺는 반전은 과연 서스펜스의 여왕으로 불릴 만한 솜씨였다. [지금 쳐다보지 마]와 [새], [눈 깜짝할 사이], [푸른 렌즈]의 판타지적인 요소도 매력적이었고 [몬테베리타]의 아련함도 아름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