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yhood

"순간을 잡으라고 하잖아. 난 그 반대라고 생각해. 이 순간이 우릴 붙잡는 거지." 
"맞아. 시간은 영원하고 순간은 지금이야." 
"어디로 가야 할지 방향을 알 수 없을 때, 때로는 운명에 맡겨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어떠한 순간이 나를 붙잡을지 기대하면서."


 

The Act of Killing


1965년 인도네시아에서 일어난 쿠데타 직후 반공의 명목 아래 백만에 달하는 학살이 있었다. 그로부터 40년이 지난 지금도 승리자로서 칭송받으며 살고 있는 가해자에게 감독은 당시의 ‘업적’을 재연해달라고 제안한다. 발상도 기발하지만 무장단체들의 정신 상태는 더욱 놀라우며 그 나라의 상황이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음에 이르러서는 말문이 막히게 된다. 주인공이 소시적에 극장 건달 노릇을 하며 할리우드 영화의 팬이 돼서 그런지 다큐 속에서도 장르가 종횡무진한다. 보고 나면 역사와 인식의 혼돈으로 인한 메스꺼움에 저 노인처럼 게워내고 싶어질지도 모른다.

The Suspect


어디선가 [용의자]의 액션이 최고라는 말을 듣고 관람. 맨몸 격투는 [아저씨] 이후 새로울 게 없었으나 카체이스 장면만큼은 인정할 만했다. 용산 같은 던전에서 보여준 무지막지하면서도 아기자기한 구성력은 이 영화의 소재처럼 한국에서만 가능한 종류일지도. 내 취향은 [매드 맥스]처럼 비현실적일지언정 장쾌한 스타일이지만.
4백만이라는 흥행성적이 나쁘다곤 할 수 없어도 그 이상을 넘어서지 못한 이유를 굳이 찾자면 인물 묘사의 부족에 있지 않을까 싶다. 아이디어 좋고 연기나 연출 모두 성실하지만 관계도 동기도 작위적이고 약하게 그려진 듯. 공유의 몸보다 멋졌던 마지막 표정도 그래서 아까울 따름. 김성균이 돋보였고 송재림은 허무했으며 조성하의 악역은 역부족이었다. [비정상회담]의 ‘알차장’ 알베르토가 깜짝 등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