얕고 넓게 듣는 건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취향인가. 어렸을 적 집에 있던 비디오 중에 ‘동경국제가요제'가 있었다. 무슨무슨 가요제가 성행하던 시절이었고, 우리나라 대표는 그런 곳에 나갈 때면 으레 한복 입고 출전하곤 했다. 저 대회때 한복 입고 나간 가수는 선우혜경이라는 연예인 2세였는데 곡은 기억 안 난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가진이 의외로 빵빵했는데, 홍콩 대표가 허관걸(미스터부, 최가박당, 소오강호 영호충)이었고 미국 대표 중 한 명이 작고하신 Al Jarreau(블루문 특급 Moonlighting)였으며, 일본 대표 중 한 명인 사와다 겐지는 무대에서 담배도 피웠고, 초대가수는 무려 도나 서머! 
그랑프리는 홈 어드밴티지인지 일본이 수상했다. Beautiful Me, sung by Junko Ohashi. 내 기억으론 이 분은 같은 곡으로 다른 가요제(한국 개최?)에서도 대상을 탔다. 대상은 앵콜을 부르니까 총 4번 들은 셈인데, 잊혀지기도 힘든 멜로디였지만 당시엔 별 감흥없던 노래가 이제야 귀에 감겨온다. 이래서 흐르는 세월은 막을 수 없다는 건지. 시티팝 씬에서 오하시 준코 여사가 레퍼토리에서 빠지지 않는 걸 보면, 음악 역시 추억과 함께 돌고 도는 물레방아 인생인갑다. 

링크는 누군가가 오하시 준코의 ‘텔레폰 넘버'에 83년도 일본영화 [탐정 이야기]를 얹어 편집한 영상. [세일러복과 기관총]의 아카가와 지로 원작에 마츠다 류헤이의 아버지 마츠다 유사쿠(블랙 레인, 가족 게임, 소레카라…)와 당대 최고의 아이돌 배우 야쿠시마루 히로코 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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