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갑작스럽게 태어난 인생처럼 언젠가는 또 갑작스럽게 떠나야 할 인생, 이렇게 조금이라도 똑똑한 정신으로 말할 수 있을 때 여러분께 인사를 드려야겠네요.
남들은 저보고 참 지지리 복도 없는 년이라고 할 거예요.(웃음)
부모 복 남편 복 없는 것도 모자라 아픈 자식에 몹쓸 병까지 걸렸으니 세상에 이렇게 박복한 년이 또 어디 있겠어요.
그런데 인생이라는 게 참 신기하고도 기특하죠?
뭔가 한 가지를 뺏어 가면은 그 자리에 꼭 다른 한 가지를 채워 놔요.
부모 복이 없어서 남편 소중한 걸 알았습니다.
남편 복이 없어서 자식 소중한 걸 알았어요.
그 자식이 아프니 그 자식을 돌봐야 하는 내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알았습니다.
그리고 내 인생이 이렇게 짧다 보니 그 자리를 대신 채워 줄 여러분들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알았어요.
사람이 태어나서 한평생 살면서 이런 소중한 것들을 다 알고 가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귀한 인생 살 수 있어서 저는 참 행복한 사람입니다.
이장님, 우리 청년회장님, 그리고 우리 두 형님들 덕분에 외로울 틈 없이 시끌벅적 잘, 잘 살았습니다.
어, 이다음에, 이다음에 저기 위쪽 동네로 이사 오시면은 그때는 제가 버선발로 뛰어나가서 따뜻하게 맞아 드릴게요.
그때까지 천수, 만수 오래오래 건강하세요."
자극적이고 인위적인 설정, 클리셰 등 비판할라 치면 어느 작품인들 온전할까. 손쉬운 비판보단 좋은 점을 찾는 것이 나로선 더 재미있다. 적어도 이 드라마를 쓴 작가의 심성이 선하다는 건 느껴진다. 제법실상이라더니, 어디를 봐도 무엇을 펼쳐도 이렇게 진리의 편린이 반짝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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