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까 거리를 걷는데, 은행나무 잎 하나가 하늘하늘 내려오더니 내 앞에 뚝 떨어졌어요. 아직도 그 은행잎이 그린 포물선이 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아요. 드문 일이죠. 예술이란 그런 거예요. 늘 있는 일을 일부러 눈에 띄도록, 스쳐 지나갈 수 없도록 만드는 거. 내 그림이 사람들 머릿속에 그 은행잎만큼의 흔적을 남기고 있을까…. 난 자신이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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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 하나, 찍는데 두 달
“지금 내가 하고 있는 회화나 조각은 일종의 재제시로 볼 수 있습니다. 수많은 점들이 모여서 여러 형태로 세계를 형성하고 있다면, 그것을 철저히 추려 정리하고 정제시켜서 극히 일부만 내 손을 거치도록 하여 숨결이 느껴지게 재제시하는 작업입니다. 철판과 돌을 어우르는 조각 작품도 마찬가지예요. 어디나 자욱이 널려 있는 수많은 사물들의 연관 가운데, 어떤 만남을 통하여 ‘요거다’ 하고 느껴지는 광경을 끄집어내어 철판과 돌로 수렴시키고 단순화하여 울림을 줄 수 있게 해야 하니까요. 그러니까 이건 창조가 아니라, 있던 것을 다시 제시하는 것으로 일종의 ‘괄호 넣기epoche’(판단중지)입니다. 그럼으로써 현실이 다시 보입니다. 예술은 그래서 ‘창조’가 아니라, 이러한 ‘재제시’에 불과하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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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의의 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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